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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민 생활과 보트 제작업

by 반nz반kr 2024. 3. 24.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내가 하고 있는 일 얘기를 해보고 싶다. 아마도 이민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곳에서 뭘 하며 먹고 살지? 라는 물음표를 본인에게 던질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 의문과 함께 뉴질랜드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지 알아봤다. 보트였다.

수백대의 보트가 정박하고 있는 항구
Hobsonville Marina Auckland NZ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인구대비 개인당 가장 많은 레저용 낚시 보트를 가진 걸로 알고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인구도 많기도 해서 차량 후위에 트레일러 연결 하고 그 위에 레저용 낚시 보트를 얹어서 이동하는 것을 도로에서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참고로, 트레일러 위에 얹을 수 있는 보트의 길이는 12미터가 최대이다.

trailer boat
트레일러 보트를 끌고 가는 차량

보트제작을 공부하다

2010년 Boat-Building 공부를 위해 오클랜드에 있는 유니텍에 입학했다. 사실 보트빌딩과 가 정규 대학 프로그램에 있는 건 아니다. 3년 과정 보트디자인과 인데, 그중 첫 1년 과정이 How to build a boat이다. 보트를 디자인해보고 싶은 학생들은 먼저 보트가 어떻게 제작이 되는지 과정을 알아야 설계를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unitec campus
Unitec Campus

보통 보트빌딩을 하고 싶은 현지인들은 학생 때 아무 보트회사에 입사해서 실무를 배우며 수습생(apprenticeship)으로서 일하며 자격증 코스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난 이런저런 여건이 안 되니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이 필요했을 뿐이다.

여담을 하자면, 남반구에 유일한 보트디자인과가 뉴질랜드 유니텍에 있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사실 확인을 직접 해보진 않았다. 보통은 유럽과 미국이 보트디자인은 선두그룹이다. 하지만, 뉴질랜드도 국제 요트컵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는 중이었다. 현재는 유니텍에서 보트디자인과는 사라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yatch team nz
어메리카 요트컵 대회에서의 뉴질랜드 요트팀

나는 보트빌딩 1년 과정만 마치고 job search 비자를 받은 후에 뉴질랜드 북섬 남섬에 있는 거의 모든 중대형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다. 여유가 있었다면 보트디자인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도면 그리는 것 재밌고 한국에서 잠깐 기구설계 일을 하면서 다뤄 봤던 3D 모델링 프로그램도 보트에서 사용하고 하니 말이다. 종류는 다르다. 학비도 그렇긴 하지만 취업했을 때 디자인 관련하여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을까 라는 문제가 더 크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도 능통하지 않은 초짜 디자이너를 받아 줄 만한 회사가 거의 없다. 무리다.

암튼, 진입 장벽이 디자인보다는 낮은 직접 만드는 제작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어 설계를 한다고 해도 실무 경험이 있는 설계자가 더 유리하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이력서를 많이 돌렸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직접 이력서 들고 찾아가 본 곳도 몇 군데 있지만 자리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손가락만 빨다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인가 에서 주최하는 해외취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영어공부도 시켜주고 취업 알선도 해준다는 그런 정책이 그 당시에 있었다. 학비도 지원해 준다기에 이력서 돌리는 중이지만 신청하고 경영학 단기 코스도 마쳤다. 영어공부도 더 하고 이력서에 또 한 줄 넣고 싶어서기도 했다.

보트회사 취업

마침 Business Diploma 취득 후에 해밀턴에 있는 보트회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fibreglss trailer boat이다. 이 회사에서는 몇 년 전에 한국인을 고용해 본 적이 있는데 내 이력서를 보고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 했다. 그때 한국인이 일을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아쉽게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분의 좋은 인상이 내게 선한 영향력을 준 것이다.

boat show room
회사 보트 show room

30여 명의 직원들 중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하면서 문화적 이질감과 언어 소통의 한계등으로 고충도 많았지만 좋은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재미도 있었다. 일은 성실하게 열심히 했다. 동양인을 깔보는 태도의 사람들도 있기에 그들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

work shop
작업장

그에 따른 보상으로 페이도 연이어 인상 됐고, 나도 수습생 과정을 시작해서 국가자격증도 남들보다 빠르게 2년 만에 땄다. 보통은 4-6년 정도 여유 있게 시간 써가며 하는데, 어떤 애들은 10년 동안하고 있는 몇 명도 있었다.

이 자격증 여부가 내 영주권 신청 필수 요건 중에 하나였기에 중요했다.

 


지금은 더 이상 보트 만드는 일은 안 하지만 이후에 2번의 관련 회사 이직 후에 현재는 보트 회사에서 만난 매니저가 본인 회사를 시작해서 함께 하고 있다. 보트 수리 업무도 종종 있다.